AI 도구 익히기

Claude code 입문 가이드

Info 25 2026. 4. 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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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아닌 회사원이 Claude Code를 쓰면서 겪은 이야기입니다. 결과물은 나오는데 내 것 같지 않던 감각, 그리고 그것이 풀린 한순간에 대해 적었습니다.

검은 화면 앞에서

CMD 창을 보며 난감해하는 50대 남자

 

처음 CMD 창을 열었을 때를 기억한다.

검은 화면에 커서만 깜빡이고 있었다. 무언가를 쳐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무엇을 쳐야 하는지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CMD와 PowerShell은 어색하다. 익숙해지긴 했지만 편해진 건 아니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회사에서 문서를 만들고, 자료를 검토하고, 보고서를 쓴다. 코드와는 무관한 일을 한다.

모르는 단어를 검색하면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

설치 안내에 Node.js를 깔라고 적혀 있었다. Node.js가 뭔지 몰라서 검색했다. 검색 결과에 npm이 나왔다. npm이 뭔지 몰라서 또 검색했다. 그러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라는 말이 나왔다.

어디에서 멈춰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나를 이해하려면 그 아래에 또 모르는 것이 있었고, 그 아래에 또 있었다.

결국 나는 그냥 시키는 대로 했다. 클로드가 붙여넣으라는 걸 붙여넣고, 실행하라는 걸 실행했다. 됐다. 왜 됐는지는 몰랐다.

 6개월 뒤, 나는 만든다

지금 나는 사이트를 만든다. 에이전트를 만든다. 업무에 맞는 스킬을 직접 설계해서 쓴다.

겉보기에는 성공한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한 감각이 남아 있었다. 결과는 그럴싸한데, 내가 이해하고 만든 게 아니라서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계획부터 실행까지 클로드에게 의존한다. 전체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흐름이 어떤지, 여기서 왜 하필 이 프로그램을 써야 하는지 — 이해하지 못한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돌아가는 걸 눈으로 보면서도 내 것 같지 않았다.


서비스 계정이라는 것

업무 때문에 필요한 게 있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명단을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하고, 각 항목마다 관련 문서를 구글 독스로 연결해두는 일이었다.

중요한 건 그다음이었다. 새 자료가 들어오면 클로드가 그 스프레드시트를 직접 열어서 업데이트하게 하고 싶었다. 사람이 매번 손대지 않아도 되게.

클로드에게 물었더니 '서비스 계정'이라는 걸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구글 클라우드 콘솔에 들어가서, 이걸 누르고, 저걸 받고, 여기에 붙여넣으라고 했다.

막히지 않았다. 차근차근 따라 했더니 그냥 됐다.

그리고 나는 내가 무엇을 한 건지 하나도 몰랐다.

백서를 읽다가

나는 작업이 끝나면 클로드에게 부탁하는 게 있다. 방금 한 작업의 전체 과정, 사용한 프로그램, 쓰인 기술을 백서를 만들듯이 설명해달라고 한다. 순전히 공부용이다.

그날도 그렇게 했다. 설명은 이랬다.

내 구글 드라이브나 문서에 접근하려면 인증이 필요하다. 보통 사람이 자기 계정에 들어갈 때는 로그인 페이지에서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그런데 이 작업은 클로드가 내 계정에 접근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이 쓰는 인터페이스가 필요 없다. 그래서 구글 콘솔에서 프로그램용 계정을 따로 만든다. 그게 서비스 계정이다.

여기까지는 그런가 보다 하고 읽었다.

그런데 설명이 이어졌다. 계정을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그 계정이 내 문서에 들어와서 글을 쓰게 하려면, 문서를 공유하고 편집 권한을 줘야 한다. 서비스 계정의 이메일 주소를 복사해서, 편집자로 공유해야 한다.

아, 이거구나

이메일 주소를 복사해서 편집자로 공유한다.

읽다가 멈췄다.

나는 그걸 매일 한다. 동료에게 보고서 초안을 보낼 때, 회의 자료를 함께 손볼 때, 문서 오른쪽 위의 공유 버튼을 누르고 상대방의 이메일을 입력하고 편집 권한을 준다. 수백 번은 했을 것이다. 한 번도 그게 무슨 원리인지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서비스 계정도 똑같았다. 이메일이 있고, 그 이메일을 넣어서 공유하고, 편집 권한을 준다. 받는 쪽이 사람이 아닐 뿐이다.

낯선 개념 하나가, 내가 매일 하던 행동 위에 얹혔다. 그 순간 이해가 됐다.

이해라는 게 이렇게 오는 거였구나 싶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세 번 더 썼다

서비스 계정이 무엇인지 알고 나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회의록을 구글 독스에 자동으로 작성하게 했다. 지시사항을 스프레드시트에 자동으로 추가하게 했다. 업무일지를 자동으로 갱신하게 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 클로드가 제안한 것도 아니었다. 필요해서 내가 가져다 썼다.

돌이켜 보면 이때가 처음이었다. 배운 것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곳에 옮겨 쓴 게.


그런데 GitHub과 Vercel은 아직도 모른다

이상한 일이다.

나는 GitHub을 쓴다. Vercel로 배포도 한다. 내가 만든 사이트가 실제로 인터넷에 올라가 있다. 그런데 GitHub이 정확히 무엇인지, 배포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일어나는지, 백엔드가 무엇인지 — 여전히 모른다.

서비스 계정은 알았는데 왜 이건 모를까.

한동안 이렇게 생각했다. 서비스 계정은 막혔기 때문에 배웠고, Vercel은 안 막혔기 때문에 못 배운 거라고. 그런데 아니었다. 서비스 계정도 막힌 적이 없다. 시키는 대로 해서 한 번에 됐다.

차이는 다른 데 있었다.

서비스 계정은 내가 이미 알던 것과 닮아 있었다. 이메일로 문서를 공유하는 행동. 매일 하던 일. 그래서 걸렸다.

GitHub과 Vercel은 걸릴 곳이 없다. 내 경험 안에 그것과 닮은 게 아직 없다.

이해는 막힘이 아니라 연결에서 온다

지식은 허공에 붙지 않는다. 이미 있는 것 위에만 붙는다.

AI와 일할 때의 문제는 AI가 막힘을 없애준다는 게 아니다. 막힘이 없어도 배울 수 있다는 걸 나는 서비스 계정에서 확인했다.

진짜 문제는 연결할 시간을 건너뛰게 만든다는 것이다. 결과가 너무 빨리 나오니까, 이게 내가 아는 무엇과 닮았는지 생각할 틈이 없다. 다음 작업으로 넘어간다.

결과는 그럴싸한데 내 것 같지 않다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다. 아직 아무것에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는 것

작업이 끝나면 여전히 백서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건 그대로 한다. 백서는 재료를 준다.

다만 하나를 덧붙였다. 백서를 읽고 나면 스스로에게 딱 한 가지를 묻는다.

“이건 내가 이미 아는 것 중에 무엇과 닮았지?”

답이 나오면 그건 내 것이 된 것이다. 답이 안 나오면 아직 모르는 것이다. 그렇게 정직하게 표시해둔다. 모르는 걸 안다고 넘어가지만 않아도 절반은 남는다.

한 가지 규칙이 있다. 이 비유는 클로드에게 물어보면 안 된다.

물어보면 즉시 그럴듯한 답이 나온다. “서비스 계정은 로봇 직원의 사원증 같은 겁니다.” 고개가 끄덕여지고, 이해한 것 같고, 그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건 클로드의 연결이지 내 연결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것이 되려면 내 경험에서 나와야 한다. 남의 비유는 아무리 좋아도 붙지 않는다.

아직 답을 못 찾은 것

GitHub은 무엇과 닮았을까.

아직 모르겠다. 나는 문서를 다루는 일을 한다. 보고서를 쓰고, 고치고, 다시 고친다.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는지 관리한다. 최종본을 정해서 배포한다. 보고서_최종_최종2_진짜최종.docx 같은 파일도 만들어봤다.

여기 어딘가에 답이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아직은 찾는 중이다.

혹시 먼저 찾으신 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셔도 좋다. 다만 정답을 알려주시기보다는, 무엇과 닮았다고 느꼈는지를 들려주시면 좋겠다. 그게 더 오래 남을 것 같다.

📌 Claude Code를 처음 설치하는 과정은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 → Claude Code 입문 가이드

이 글의 구조와 문장 정리는 클로드와 함께했다. 경험과 판단은 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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